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로딩중입니다.
iggy_one 이기원이 보고, 쓴 것들을 분류해 둡니다.

달간 전시들 - 2015년 8월

*리뷰라기 보다는 감상평에 가까운, 달동안 봤던 전시에 대한 매우 짧은 관람후기



<ASYAAF 2015> 2, 문화역서울 284, 15.7.21 - 8.2 


매년 기대는 안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챙겨보는 아시아프. 또한 그랬듯 '역시나' 하는 마음으로 전시장을 빠져나왔다. 몇몇 사진 작업들은 다루는 소재에서 '졸업전시' 스타일을 벗어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다만 회화나 설치 작업에서 보여지는 무모한 발랄함(??)까지는 아니어도 어느정도 실험적이거나 패기넘치는 시도는 찾아보기 힘들어 아쉬웠다. 유독 사진을 다루는 작가들은 점잖은 느낌이랄까.사실 아시아프는 전시장에 걸린 두점의 작품보다 참여작가들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는 것이 더욱 흥미로운데, 전시 막바지때 보러 가서 그런건지 포트폴리오 열람대가 어질러져 있고 어떤 순서로 배치돼 있는지 없어 좀더 작업을 보고싶었던 작가의 포트폴리오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포토닷 10월호에 이곳에서 전시했던 강민지 작가의 'Baby Box'작업이 소개될 예정이다.


상명대학교 사진과 전시동아리 'dear' 단체전 <Dear My Dear>, 한벽원갤러리, 15.7.29 - 8.2 

매년 사진과 졸전마다 마치 여고괴담처럼 매년 하나씩 등장하는 작품 스타일이 있다. 시장 혹은 뒷골목을 찍은 '흑백' 다큐멘터리나(주로 작가가 남학생), '사적인 이야기'라는 코멘트와 함께 혼자 방에 앉아있는 여성의 뒷모습이 담긴 사진(주로 작가가 여학생)이다. 나는 나름대로 이러한 '여고괴담식 졸업작품' 원인을 담당 교수들의 졸업전시 심사에 있다고 (잠정적으로) 판단했기에,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진 이번 전시에 조금은 기대를 걸었지만 '역시나' 크게 다른 없었다. 오히려 '졸업전시 예행연습' 같은 인상만이 남았다. '여고괴담식 사진' 이곳에서도 공간을 채우고 있었으며, 마치 제사라도 지낼 기세로 작품 앞마다 놓인 화분이며 먹을거리까지 졸전의 폐혜만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이영욱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응답>, SPACE 22, 15.8.3 - 8.20

학생 시절 상명대 사진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들었던 이영욱 선생님의 개인전. 그간 스페이스 22에서 했던 모든 전시 가장 작품 수가 많았던 전시였는데, 개인적으로 인천 구도심의 풍경을 좋아하기 때문에 흥미롭게 봤지만 작품 수가 너무 많다는 인상은 지우기 어려웠다. 작품들은 최근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두드러지는 밋밋한 도시풍경을 담은 사진과 아카이브용 기록 사진의 중간 정도에 위치하는데, 동인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아카이브로 확장시켰을때 힘을 받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올해의 작가상 2015>,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5.8.4 - 11.1 

작년까지 과천관에서 진행했던 <올해의 작가상> 전시들은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매번 과천관 '메인 전시' 기능했다. 장소를 서울관으로 옮긴 올해 전시는 일단 서울관의 '메인 전시' 아닌 같다. 전시 공간이 무척 줄어든 탓인지 심사위원이 누구였고, 4인의 작가를 선정한 이유에 관한 설명이 모두 빠졌고, 작가들의 이전 작업이나 포트폴리오를 살펴볼 있는 공간도 무척 줄어들었다. 결정적으로 4인의 전시장 배치가 수평적이지 못해 '1+1+1+1' 같은 4인의 개인전이기 보다는 느슨한 형태의 단체전 같은 인상이 강했다. 특히 하태범 작가의 공간은 김기라 작가의 공간을 통해서만 드나들 있는데, 이를 섣불리 단점이라고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유리한 지점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 이랬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강하게 남는다또한 필요 이상으로 높은 서울관의 층고 역시 작가에게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오인환 작가에겐 단점으로 작용하는 듯해 전시만 놓고 보자면 최종 선정 결과에 따라 '공간 ' 나올만한 요소가 다분하다. 작년에는  나의 취향의 영역에서 상을 받길 '바랬던' 작가와 평가의 측면에서 상을 '받을 '이라 예상한 작가를 다르게 꼽았었는데, 결국 '상을 받길 바랬던' 작가가 상을 받으면서 나의 취향과 해석 사이에서 혼란을 겪은 적이 있었다. 올해도 나의 '취향' '해석' 서로 다른 작가를 향하고 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안세홍 <겹겹 - 지울 없는 흔적>, 류가헌, 15.8.4 - 8.16 

<겹겹> 그것이 다루는 소재에 있어서는 무척이나 유의미하고 중요한 작업임에는 틀림없다. 더군다나 이러한 작업이 힘을 발휘할 있는 시간도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름 도처에서 열리고 있는 어쭙잖은 '광복 70주년 기념전' 비하면 좀더 주목받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 하지만 이와는 별개의 측면에서 '겹겹' 시리즈를 구성하는 작품 자체의 면면을 살펴보면그동안 지속돼 전통적 다큐멘터리의 조형언어를 작업의 '당위성'이라는 관성으로 무리하게 붙들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매우 조심스럽게 남겨본다. 과연 이러한 소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다른 방식으로 시각화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유리와 <조경사진>, 류가헌, 15.8.18 - 30

사실 작업의 소재나 접근 방식에 있어서 '조경사진' 시리즈는 최근 젊은 작가들 사이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이른바 '도시 풍경' 범주에 포함 있다. 이러한 '도시 풍경' 작업들은 대체로 '아름답지 않은 흔한 풍경' 담담하게 드러내는 데에 집중하며 작가의 의도를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형식이라 있는데, 유리와의 '조경사진' 이들과 달리 방점이 작품 자체의 조형성에 찍혀있다. 비좁은 공간에 꾸역꾸역 자리잡은 나무의 모습은 분명 '아름답다' 없지만 유리와가 포착한 장면들은 분명 조형성을 갖고 관객의 시선을 이끄는, 볼수록 빠져드는 묘한 매력을 가졌다.(이런 문장이 무척이나 상투적이고 빈말처럼 보인다는걸 알지만, 딱히 다른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겠다) 다음 작업에선 무엇을 보여줄지 무척이나 궁금한 작가 하나. 포토닷 9월호 ' 포트폴리오' 코너를 통해 인터뷰가 실렸다.


<두산아트랩 2015>, 두산갤러리, 15.7.29 - 8.22

마치 각각의 단위로 구성된 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의 풍경을 넓직한 하나의 공간으로 옮겨놓은 듯한 전시. 더군다나 모든 참여작가가 80년대생이라는 점에서 일민의 <뉴스킨>과는 다른 맥락에서 '신생공간' 작가들과 기존 화이트큐브 사이의 접점을 모색하는 형식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6인의 작가가 자유롭게 자신의 작업을 매끈한 화이트큐브에서 '베타 테스트'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슬기 작가의 초기부터 지금까지 작업을 소개하는 9개의 소책자가 무척 흥미로웠으며, 배윤환 작가의 대형 작업 '곰을 위해 장전된 붓들' 각각의 부분을 퍼즐처럼 풀어가면서 감상하는 재미가 있었다


비비안 마이어 x 게리 위노그랜드 <내니의 비밀 + 여성은 아름답다>, 성곡미술관, 15.7.2 - 9.20 

애당초 기대치가 낮았던 탓인지 생각보다 괜찮았다. 물론 블록버스터 사진전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작가 신화화는 이곳에서도 여전했지만 상대적으로 자제(?) 흔적이 보였다. 비비안 마이어의 셀카 시리즈는 꽤나 인상적인데, 문제는 그녀의 사진들이 딱히 '비비안 마이어 신드롬' 휘몰아쳤던 이유를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사실 명확한 원인이 없기 때문에 '신드롬'이라 불리는 것이기도 하다.) 셀프 사진을 제외한 나머지 사진들은 마치 당대 미국 사진 종합선물세트처럼 여러 작가의 스타일과 접근방식이 묻어나서 동선상 나중에 보게되는 게리 위노그랜드 사진과 헷갈릴만한 것들도 있었다. 이런 측면에서 ' 비비안 마이어인가?'보다 ' 게리 위노그랜드인가?'하는 물음이 남을 수밖에 없다. 비비안 마이어가 최근 제일 '핫한' 것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 전시를 꾸리기에는 미술관 체면이 있으니 끼워맞추기로 게리 위노그랜드를 가져다놓은 느낌이랄까.  



안셀 아담스 <딸에게 선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5.8.20 - 10.19 

전시 자체의 구성은 여타의 블록버스터 사진전과 비교했을 평균 이상을 보여줬다. 오글거리는 작가 떠받들기도 '심하지' 않았고 작품 배치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얼핏보면 모든 사진이 안셀 아담스의 사진처럼 보이도록 의도한 측면이 없잖아 있다. 정작 사이즈가 '스펙타클' 풍경사진들은 안셀 아담스의 것이 아니었다. 사실 안셀 아담스의 사진이 사이즈로 있는게 아니라면 굳이 전시장까지 와서 이유가 별로 없는 스타일의 작품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최초 업로드 : 2015/09/10 01:53

2016. 9. 26. 16:38  ·  review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