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리뷰 :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4, <이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4. 9. 30 - 15. 3. 1
글 이기원
이번 ‘현대차 시리즈’에서 이불 작가가 선보이는 작업은 작품 수가 다소 적게 느껴지는 아쉬움을 완전히 잊어버리게 할 정도로 강렬한 조형성으로 관객을 압도한다. <태양의 도시 II>는 작품이 전시장의 일부를 차지하는 수준을 넘어 공간 전체와 결합하면서 관객을 작품 속으로 빨려들게 한다. 전시장의 입구는 단순한 통로나 문이 아니라 마치 SF 영화 속 ‘차원이동’의 관문과 같이 완전히 다른 세계로 관객을 이끈다. 거울 소재로 바닥과 벽면을 둘러 수평으로 무한히 확장된 공간은 관람자를 압도하며 기이한 시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이 공간을 빠져나가면 마주하게 되는 작품 <새벽의 노래 III>는 인위적으로 흩뿌린 연기를 통해 작품의 최상부와 전시장의 천장을 가리면서 <태양의 도시 II>의 수평 확장을 수직으로 변주하며 여전히 관객의 시각을 장악한다. 이처럼 이 전시는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시각적 체험을 가능케 하지만, 그만큼 작품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할 틈을 내주지 않는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태양의 도시 II>, 2014
<새벽의 노래 III>,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