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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어디쯤에 놓인 세계 : 김희천 <랠리 Wall Rally Drill>

커먼센터, 15.12.17 - 1.24

포토닷 2016년 2월호

이기원

 

최근 몇몇 젊은 작가들은 그동안 무의미한 일회용 데이터로만 여겨졌던 ‘짤방 작업의 재료로 가져온다거나, 온라인 상에서 개개인의 눈을 대신하는 스마트폰의 시점을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디지털 이미지를 하나의 데이터로 인식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오프라인을 대등한 관계에 두고 작업을 선보인다. 출발점으로 강정석의 개인전 <베이포-X 홈비디오>(인사미술공간, 2014) <상태참조>(교역소, 2014)에서 선보인 강연  ‘엔드 오브 합필’,  윤향로가 <젊은 모색 2014>(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2014)에서 발표한 ‘First Impressions’ 등을 꼽을 있다. 주로 1980년대생 작가들에게서 두드러지는 이러한 경향은 얼핏 세대로 묶이는 이들 내부에서도 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인다. 성장환경과 경험이 흑백액정 핸드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어지는 발전단계만큼이나 촘촘하게 격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자신의 ' 핸드폰 카메라가 탑재돼 있었는지, ‘ 온라인 경험 모뎀인지 랜선인지 등의 여부는 생각보다 영향력을 발휘하며 세대를 촘촘하게 구분짓는다. 덕분에 온라인 공간을 작업의 소재로 활용하는 여러 작가 사이에서도 각자의 경험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방식과 기준점은 다르게 나타나지만, 기준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차츰 옮겨간다는 확실하다. 이런 지점에서 김희천은 (아마) 이러한 경향에 가장 앞서있는 동시대 작가 명이다.  

 


김희천, '랠리' 스틸컷 


김희천은바벨’, ‘Soulseek/Pegging/Air-twerking’ 이어, 이번 개인전 <랠리 Wall Rally Drill>(커먼센터, 2015)에서 발표한 신작랠리 자신의 3부작을 마무리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오프라인의 경계가 흐려진 자신의 인식체계를 드러낸다. 이는 마치 MMORPG(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지탱하는 내부의 세계관처럼, 물리적으로 존재하진 않지만 나름의 정교함을 가지고 실재하는 세계처럼 보인다. 하지만 좀더 살펴보면, 작가에겐 실재와 가상의 구분마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그에게 3D 모델링으로 구축된 잠실을 모니터로 훑어내는 행위와 실제 잠실을 방문해 조감하는 활동이 감각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고, “로그아웃하고 집에 가고 싶다.” 등의 대사가 (적어도 작가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처럼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앞선 작업-‘바벨’, ‘Soulseek/Pegging/Air-twerking’- 작가가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import)하고 이를 스스로 탐험하는 여정에 가깝다. 반면랠리 자신이 온라인에서 구축한 세계와 감각을 오프라인으로 내보내는(export) 시도다.  관객들이 영상을 관람한 다시 커먼센터를 둘러보며 바라보는 서울 풍경이 처음 전시장에 들어와 (작가가 제시한 동선을 따라) 2~4층을 둘러볼 때의 느낌과 완전히 다른 맥락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창문이 모두 제거된 커먼센터는 김희천이 구축한 /오프라인 세계를 잇는 포탈(Portal, 관문) 작동한다.

 

이처럼 김희천은 /오프라인을 인식하고 다루는 감각에 있어서 동시대 작가들 단연 앞서 있다고 말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그와 비교할 상대는 의식적으로최신의 감각 좇는 기성 작가들이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터치스크린과 디지털 카메라가 존재했던 세대의 작가와 관객이 것이다. 과연 김희천이 앞으로 선보일 작품에서조만간 등장할 그들 경쟁할 신선함과 차별성을 가질 있을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김희천, '랠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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