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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gy_one 이기원이 보고, 쓴 것들을 분류해 둡니다.



불타버린 <굿-> 잔해에서 발견한 것 : <굿-즈>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15.10.14 - 10. 18

 이기원


<굿->(2015.10.14-18, 세종문화회관 예술동) 그저 부유하듯 흘러가던 동시대 미술계에 전대미문의 물결로 작동했음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참여 공간과 작가들로 구성된 기획팀이 스스로를 불사르며 준비한 <굿-> 분명 그들이 투입한 이상의기이한 열기 내뿜으며 짧고도 길었던 닷새간의 행사를 마쳤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굿-> 불타버린 잔해 속에서 의미를 찾아 해석하는 일일 것이다.

먼저 행사를 어떤 기준으로 바라봐야 하는지부터 고민해야 하는데, <굿-> 표면적으로 내세운대안적 현대미술페어 이를 기획한 단계에서 염두에 하나의 특징이 있지만, 결코 <굿->라는 행사 전체나 그것이 실제로 작동한 모습을 포괄할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굿-라는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다고도 있는데, 정확하게는 그간 미술계에 존재했던 여러 형식의 행사들에 마치 문어처럼 이리저리 발을 걸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대안적 아트페어 동시에 하나의 현대미술 전시였고 한편으로는 작품에서 파생된 기념품을 파는 아트샵이기도 했으며 관객과 작가들이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참여 작가들끼리도 서로의 작품을 살펴보며 교류한다는 측면에선 레지던시 오픈 스튜디오나 전시 오프닝 행사가 5 내내 진행된 것처럼 이해할 있다. 또한 자체로 퍼포먼스 같은 요소까지 결합하면서 굳이 비유하자면, 관객과 참여작가, 기획자 모두에게 하나의잔치’(페스티벌과는 조금 다른 맥락이다) 작용했다.

 

강은영, 노혜정, 이은새, 윤향로, 이미정 부스 전경


물론아트 페어로서의 <굿-> 그동안미술작품 번도 구매해본 없었던 관객에게 처음으로 작품을 구매하는 경험을 선사한 좋은 이벤트였고,동시에 여러 참여작가에게도생애 판매 실현시켰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했다. 그중에서도 ‘1인용 작품 감상실 만들어 관람료를 받은 송민정 작가를 비롯해 파생물 형태의 상품에 작품을 감상할 있는코드(링크)’ 연결한 강정석, 김희천 작가나, 퍼포먼스에 쓰인 오브제를 판매한 조익정 작가, ‘검은 판매한 박보마(qhak/boma) 작가, 오롯한 퍼포먼스로창작지원금 구걸한 김동규 작가까지 그동안 작품판매 가능성이 사실상 막혀있던 미디어(영상) 또는 퍼포먼스 작업을 다뤄온 작가들이 <굿-> 임하며작품( 파생물) 판매 이뤄내는 방식(이는 작품판매를 통한수익과는 분명 다르다)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이런 현상들은아트페어 성격과 더불어 하나의판매 퍼포먼스처럼 다가오기도 하는데 이런 맥락에서 (처음부터 계획된 것인지는 없지만) 홍철기 작가가 작품을 표지(?) 프린트해 원에 판매한 휴지를 김동규 작가가 구겨서 이천 원에 판매하거나, 이해민선 작가가 이를 자신의 방식으로 녹여 8 원에 재판매한 행위(?)처럼 참여작가들이 계획에 없었던 상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역시 <굿->판매 퍼포먼스로서의 성격과도 연결될 있다.



 

노상호 부스 전경


그러나 <굿-> 기본적으로판매 전제로 내세운 행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동시대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 판매를 통해수익 내고 이를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간다는 것은 애초부터 기대할 있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고려해야 한다. <굿-> 일시적으로는 작가들에게 전시나 기금 형태의 외부지원이 아닌 작품을 매개로 매출 안겨주었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를 통해 지속할 있는수익모델 개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렇듯 <굿->에서 돈이 오가는 방식은 제비다방의무료입장 유료퇴장방식처럼(비록 <굿-> 입장료를 받았지만) 수익을 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많은 관객과 만나는 것에 무게를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몇몇 참여 작가들에겐수익모델 작용할만한 매출을 손에 사례도 있겠지만, 다수의 참여작가와 나아가 <굿-> 참여하지 못한 젊은 작가들의 존재까지 고려하면 이를 하나의 기준으로 삼을만한 유효한수익모델 보긴 힘들다.

 

결국 <굿-> 만들어낸 가장 유의미한 성과는 (임근준 평론가가 말했듯) 작가들의 작품과 현금이 물물교환되는퍼포먼스적측면과 더불어 마치 전성기의허니버터칩처럼 실재하지만 손에 수는 없었던, 현대미술씬의관객들을 물리적으로 마주한 기회로 작용했다는 것이다.영화, 음악, 무용 예술 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객과 창작자가 마주하고 반응을 살펴보기 힘들었던 현대미술의 한계가 <굿-> 열린 닷새간 일시적으로 해제되고, 유의미한 숫자의오롯한 관객 발견한 것이다.

오롯한 관객 존재와 등장을 이토록 호들갑스럽게 강조하는 것은, 이들이 이른바기성 미술계 그동안 갖지 못했던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들에겐 컬렉터도 있고, ‘제자라는 이름의 (비자발적) 추종자까지 모여있지만, 정작 온전히 작품과 작가를 바라보는 관객의 존재는 미비했다. 이와 달리컬렉터라기 보다는 대중문화에서의 가깝지만 하지만 특정 작가의 추종자로서의 팬과는 다른, <굿-> 관객들은 분명 기성의컬렉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들은 적어도 자신의 안목을 뽐내기 위해서나, 작품값이 오를 것을 기대하고 작품을 사지 않는다. 그렇다고 작품의 시각적 조형성만이 구입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작용한 것도 아니었다. 가령 관객들이 김희천 작가의 싸구려 시계나 김웅현 작가의소고기’, 김대환 작가의빗잔 구입하고 김동규 작가에게 흔쾌히적선 하는 이유를 떠올려 보면, <굿-> 관객들이 지갑을 여는 순간에는 개념적인 측면에서 작가와 작품에 공감하고 설득력을 느끼는 것도 분명 작용한다. 그렇기에오롯한 관객들에게는 저마다 작품과 작가를 바라보는 비평적 시각이 다소 느슨하게나마 작동한다고 있다.


 김웅현 부스 전경


사실 동시대 미술에서작가와의 대화레지던시 오픈스튜디오’, ‘라운드 테이블등의 방식으로 관객과 작가가 마주할 기회가 주어지긴 했지만 이는 무척 제한적이었다. 공적인 무대에서 질문을 주고받는작가와의 대화라운드 테이블 작가에게도, 관객에게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대치상황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부지기수고, ‘오픈 스튜디오역시 레지던시의 물리적 접근성 문제와 더불어 작가의 지인이나 동료가 아니고서는 쉽게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운 측면(정확하게는, 작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다면 대화의 소재가 없다)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굿->에서 관객과 작가가 마주하는 방식은 앞선 사례들과는 사뭇 다르다. 관객 입장에서는 자신이컬렉터라고 하긴 쑥스러운 예산을 갖고 있더라도 작품 구매를 매개로 부담 없이 작가와의 교감이 가능했고, 작가 입장에서도 자유롭고 부담 없이 자신의 작업을 설명하고 판매를 기준 삼아 관객의 반응을 살펴볼 있었다. 특히 이런 지점에서, 주최 측이 행사 오픈에 맞춰 공개한 인터뷰미팅 컬렉터스 통해컬렉터라는 다소 부담스럽고 거창한 역할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린 것은 무척 중요했다.

물론 <굿->이전에도 관객과 작가를 대면시키는 시도는 존재했다. 교역소에서 열린 <상태참조>(2014), <수정사항>(2015)이나 2012년부터 시작한 <비디오 릴레이 탄산> 같은 경우 관객과 작가가 한데 모여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으로 작동했지만, 그곳에서의관객 단일한 역할이기보다는 미술계 내부의 구성원(작가, 큐레이터, 평론가, 기자, 전공 학생)들이 본연의 역할에 덧붙여 나눠 갖는 임무에 가까웠다. 이처럼 그간오롯한 관객 거의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굿-> 입장객 6,000명은(주최 추산) 분명 유의미한 숫자라 있다.

 

이처럼 <굿-> 이후 참여작가들에게 남은 것은 작품활동을 지원하는금전적 격려 측면보다는 실재하는 관객들과 마주하고 동료 작가들과 교류하며 생겨난 동기부여의 차원이 강하게 작용할 것이다. 더군다나 2회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굿-> 참여하지 못한 작가들은 다소 소외감을 느낄 있겠지만, 미안하게도 전대미문의 행사를 경험한 작가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앞으로 작품활동에 임하는 태도나 방향성, 결과물은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사진제공 <굿->


최초 업로드 : 2015/11/03 15:48


엄유정, 이윤성 부스 전경


지하1 B구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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