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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gy_one 이기원이 보고, 쓴 것들을 분류해 둡니다.




Weight of Time VI, Archive Pigment Print, 85x126cm, 2013  


설득력 잃고 여행사진으로 소모된 극지의 풍경 : 한성필, <지극의 상속>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15.1.8 - 2.22

포토닷 2015 2월호

  이기원


사진가들은 언제나 피사체의 유혹에 시달린다. 조형적으로 독특한 모습이나 평소 보지 못했던 신비로운 풍경을 마주하면 자연스레 카메라를 꺼내 이를 사진으로 남겨두고자 하는 욕구는 카메라를 짊어진 모든 이의 본능과도 같다고 있다. 그만큼 사진에서강력한 피사체 발휘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강력한 피사체를, 그것도 자신만이 유일하게 찍었다고 하더라도 사진의 예술적 가치까지 탁월하다고 보장할 없다.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면 그것이 아무리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사진이라 할지라도좋은 사진 될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한성필의 이번 개인전 <지극의 상속 ­Polar Heir>(2015.1.8.~2.22)에서 그가 선보이는 신작은 작가가 2013~2014년에 걸쳐 진행한북극과 남극 프로젝트 결과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지극의 상속 맥락에 있어서는 작가의 대표작파사드프로젝트보다는 이전 작업인 ‘Ground Cloud’ 시리즈에 좀더 가깝게 자리한다. ‘Ground Cloud’ 얼핏 한적하고 평화로운 교외의 풍경을 담은 사진처럼 보이지만, 구름처럼 하늘을 수놓고 있는 것이 실은 원자력 발전소가 내뿜는 미심쩍은 수증기라는 점에서 사진의 표면(피사체) 내재된 의미가 충돌하며 우리가 사진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 지에 대해 물음을 던진 유의미한 작업이었다. 이런 점에서 ‘Ground Cloud’지극의 상속 작가가 자신의 의도를 전하는 방식에 있어서 이와 유사하다고   있지만, 이것이 작품으로서 작동하는 방식은 분명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이번 작업에서 한성필은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욕망이 좌절된 흔적을 /북극의 신비로운 풍경과 병치하며 인류 문명과 헤집어진 자연 뒤에 남겨진 인간의 책임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그러나 이는 너무나도 강력한 힘을 가진 풍경 자체에 부딫혀 자리를 잃은 것처럼 보인다. 때문에 작가의 의도를 짚어줄 요소들은 설득력을 잃고 흩어졌고, 관객의 시선 역시 극지의 낯설고 신기한 풍경에 매몰돼지극의 상속 그저 아름답고 신비로운 /북극의 모습이 담긴 평범한 여행 사진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약점은 작가가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했다는 사진매핑 기법을이용한 영상 작업 ‘A Vain Hope’에서도 그대로 노출된다. 사진매핑이라는 신기술과 결합한 오로라의 모습은 그저 기법과 소재면에서 아름답고 신기하다는 인상 외에 어떤 고민거리도 던져주지 못했다


한성필이 그동안 선보여온 작업들이 가치를 인정받을 있었던 것은 작품 표면의 조형성만으로 이루어진, 그저 아름다운 사진이기에 가능했던 성과가 아니었다. 작가의 문제의식과 고민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동시에 이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이번지극의 상속시리즈는 유의미한 소재와 주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그대로 흘려버린 듯해 강한 아쉬움이 남는다.




Blue Lagoon, Chromogenic Print, 186x310cm, 2014 


Weight of Time III, Archive Pigment Print, 85x127cm, 2013

도판 : 아라리오 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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