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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리뷰 : 2014 서울사진축제 <서울 視 · 공간의 탄생>

서울역사박물관, 14.11.13 - 12.13


글 이기원


 이경민 감독 체제의 '서울 3부작'으로 이어온 지난 3년간의 서울사진축제는 그간 독자적인 정체성 없이 그저 '서울에서 열리는 사진 축제' 정도에 불과했던 이 행사에 또렷한 색을 칠해주었다. 전시는 서울이라는 도시의 기억(2012년), 사람(2013년), 공간(2014년)을 차분하게 풀어내면서 거대하고 복잡한 대도시의 표면만이 아닌 지금의 서울의 모습이 있기까지 층층이 쌓인 흔적의 단면을 다양한 사진을 통해 살펴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올해 3부작의 피날레로 제시된 '공간'이라는 주제는 여전히 남아 있거나 작동하는 도시공간에도 초점을 맞추면서 한성, 경성, 서울로 이어지는 도시의 변천사를 보여준다. 

 얼핏 이 전시는 서울역사박물관의 상설전시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주제와 그 내용을 풀어가는 방식이 '박물관식 구성'과 닮아 있지만 이러한 취약점을 전시의 형식, 즉 작품 배치에서의 변주를 통해 극복하고 차별화한다. 전체적으로는 역사적 흐름에 따른 형식을 갖추지만 몇몇 주제에 따라서는 유형학적 사진의 맥락으로 구성하여 관객의 관심을 이끌어낸다. 예컨대 1부에서는 경성 시기의 건물 사진들을 용도와 역할에 따라 분류하고, 2부에서는 서울 곳곳의 동상의 모습과 근대화 시대의 유물로 남은 '기념 아치'의 풍경을 무심하게 모아서 보여주는 등의 배치를 통해 단순히 서울의 역사를 사진으로 보는 지역행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약하게나마)'사진축제'로써의 흥미를 유발시킨다.

 다만 본전시 마지막 공간 <유동하는 시선>에서 동시대 작가(박찬민, 백승우, 신경섭, 안성석, 이은종) 작품들이 다소 '붕 뜨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이는 기록사진과 '현대사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사진을 읽고 해석하는 방식의 변화를 매끄럽게 유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런 측면에서 동시대 작가의 작업을 끌어오는 것과 동시에 인스타그램이나 플리커의 서울 태그(#seoul)에서 선별한 '가장 최근의 서울사진'들을 내보이는 등 이 소주제를 좀더 확장시켰다면 더욱 흥미로운 아카이브 전시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거나 확실한 건, 이경민 감독의 '서울 3부작'은 그동안의 서울사진축제 중 가장 또렷하고 매력적인 기획으로 남을 것이라는 점이다. 덕분에 (어느 누가 되더라도)차기 서울사진축제 감독은 깊은 고민과 부담감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 같고, 그 어느 때보다 내년 서울사진축제에 거는 기대와 관심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초 업로드 : 2014/11/24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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