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리뷰 : 최정화<총천연색>
문화역서울 284 / 14. 9. 4 - 10. 19
글 이기원
사실 문화역 서울 284(구서울역사)의 방대한 공간에서 개인전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곤 예상치 못했다. 이곳에서 최초로 개인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는 의아했다. 넓이도 엄청날 뿐더러 구조나 인테리어가 정돈되지 못한, 여전히 날 것 같은 공간을 과연 작가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을지, 어쩌면 전시 공간의 일부만 사용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전시는 그 제목처럼, 세상의 모든 색을 보여주려는 듯 형형색색의 오브제로 빼곡히 채워져 있다. 서울역사 앞마당과 계단 통로, 심지어 1층 지붕까지 작품을 배치하여 그야말로 전시장을 ‘최정화식 테마파크’로 탈바꿈시켰다. 덕분에 관객들은 마치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즐기고, 중간중간 안전요원(경찰 인형)의 감시도 받으며 전시를 만끽할 수 있다.
작품들은 그들이 화려한 색을 가졌다는 것과 공산품이라는 것 말고는 일관성 없이 들쑥날쑥한 ‘백화점식 구성’을 보여준다. 정작 이들이 교집합을 갖는 대상은 각각의 작품이 아니라 ‘구 서울역사’라는 공간이다. 어떤 모방의 산물이며, 이제는 그 쓰임새를 달리한다는 측면에서 전시공간과 작품 사이의 연결고리가 생겨난다. 이처럼 이곳에서 열린 어떤 전시보다 공간과 작품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이 전시는 마치 구서울역사와 최정화 작가의 ‘콜라보레이션’과 같은 인상을 남긴다.
최초 업로드 : 2014/09/3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