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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어부바 담긴 차가운 물음표


노순택 <어부바

사진위주 류가헌 5.7.-5.19.


경향 아티클 2013년 6월호

글 이기원


노순택은 한국사회, 특히 분단국가로써 한반도의 특수성에 초점을 맞춰 다양한 사회문제를 들추어내고 이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는 국가 권력과 우리의 삶이 치열하게 마찰을 일으키는 지점에 서서 이를 극적으로 포장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관객을 이끈다

이번 <어부바>전은노순택이라는 이름을 대표하는 기존 작업들과 비교하면 겉으로는 다소 힘을 빼고 나직하게 이야기를 꺼내는 같지만, 부모의 등에 업힌 아이들의 뒤태는 단순한 내리사랑의 산물이 아니라 사회의 숨겨진 권력을 나타낸다. 작가가 <얄읏한 >, <분단의 향기>, <망각기계> 등을 통해 과거에서 비롯된 오늘의 문제를 조명해왔다면 <어부바> 요즘의 실태로부터 앞으로의 고민을 꾹꾹 눌러담은 작업이다.

어부바 핵심은 업고-업히는 부모-자식의 관계에 있다. 요즘은 과거보다 아이를 업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물리적인 것이 아닌사회적 어부바 더욱 질기게 작용한다. 자식이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더라도어부바관계는 숭고한 희생으로 포장되어 자식은 부모에게 끈질기게 부와 권력을 물려받는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2013 한반도의 정치, 경제적 세습이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우회적이긴 해도 , , 박으로 대표되는 강력하고 잘못된어부바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

그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세대가 지난 후의 모습이다. 자식 세대는 그들의 부모만큼 자식을 헌신적으로 뒷바라지할 의지가 없다. 어쩌면 그럴 능력도 없게 있다. 덕분에어부바 오늘의 물음표로 끝을 맺지 않고,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줄임표로 남는다



+ 그리고 못다한 이야기 


기존 다큐멘터리 사진의 시각에서 노순택 작가의 사진은 낯설다. 얼핏 봤을 땐 못 찍은 사진같고 이게 뭘까 싶다가도 지그시 보다보면 어느 순간 무언가가 머릿속에  하고 떨어진. 보는 사람에게 눈물을 자아내는 감동을 안겨주기보다 고민하게 하고 생각하게 한다. 그는 <망각기계>, <얄읏한 > 같은 작업에서 나타나듯 기존의 어떤 다큐멘터리 사진보다도 단호하고 신선한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사진으로 표현할 없는 메시지를 사진으로 말한다. 전부 보여주지는 않으면서 동시에 사회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는 그의 사진이 ' 찍은 사진'이기에 가능하다

' 찍은 사진' 판가름하는 것은 첫인상이다. 사진을 처음 마주한 바로 순간에 찍은 사진은 자신이 가진 모든 (안정적 구도, 색감, 피사체의 감동적인 사연) 내보인다. 그리고 지점에서 관람자는 철저히 3자로 밀려나 사진을 읽어내는 외에는 있는게없다. 반면에 ' 찍은 사진' 명확한 메시지의 부재로 관람자를 혼란에 빠지게 하지만 관람자가 사진에게 질문을 던질 있게 한다

그렇기에 다큐의 본질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관점은 달라지겠지만, 피사체와 구도 등의 형식이 아니라 사회 문제와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목적에 기준을 둔다면 노순택은 철저하게 다큐멘터리 작가라고 말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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