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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ggy_one 이기원이 보고, 쓴 것들을 분류해 둡니다.

달간 전시들 - 2015년 7월

*리뷰라기 보다는 감상평에 가까운, 달동안 봤던 전시에 대한 매우 짧은 관람후기



<Summer Love>, 송은아트스페이스, 15.7.10 - 8.8 

 그간 송은아트큐브에서 전시를 선보여온 작가들을 결산하는 전시. 전시되는 작품은 신작/미발표작이라고 하는데 신작보다는 미발표작의 비중이 높아 보였다. 물론 이런 전시의 특성상 전시제목 짓기가 무척 힘들 것은 이해하지만 제목은 도대체 뭔가 싶다. 왠지 기획의도 글의 문장 종결어미를 '읍니다' 바꿔줘야 같은 느낌.. 한편 전시는 1,2부로 나눠 16명씩의 작가가 참여하는데, 공교롭게도 커먼센터에서 얼마전 열렸던 <오토세이브>전과 작가수가 같아서 문득 전시의 공간을 서로 바꿔서 진행하면 무슨 광경이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하다



<성난 젊음>, 서울시립미술관, 15.6.30 - 8.30 

 2000 전후의 인디문화를 되짚어보는 아카이브 전시. 무척 세심하게 정리된 연표와 포스터, 리플렛, 공연선곡표 다양한 자료가 정리돼 있고,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역시 전형적인 다큐멘터리처럼 늘어지지 않고, 이따금씩 튀는 요소(병맛까지는 아니지만 충분히 병맛스러운)까지 녹아들어 재미있다인디음악이나 문화를 즐겨왔던 80년대생의 명으로서 뭔갈 추억할 있는 아카이브가 생겨났다는게 감개무량하기도 하다.



< 스킨 : 본뜨고 연결하기>, 일민미술관, 7.3 - 8.9 

 이른바 ‘신생공간들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들을 묶었는데, 그동안일민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이어갔던 이미지의 영향인지 ‘신생공간 작품들이 기성 미술관으로 이행되기 위한 ‘베타 테스트같은 느낌을 받았다. 앞서 언급했듯 참여작가들은 ‘신생공간 통해 어느정도 검증되었기 때문에 각각의 작품들은 여전히 유의미하고 흥미로웠다. 다만 그간 여러 폐허공간의 빡빡한 공간에서 봐왔던 작품을 매끈하고 넓직한 화이트큐브에서 마주한게 낯설어서인지, 한편으로는 조금 어색해 보이기도 했다. 이는 다소 허전한 인상을 주는 2 전시장에서 두드러졌는데, 시점에선 이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기준점이 ‘신생공간인지, 기성 미술관인지에 따라 ‘허전함 실체가 다르게 해석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동안신생공간 장기적으로는 기존 미술관으로 진입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하땅굴과 같은 것으로 해석했는데, 이번 전시를 통해 막상 이들이 화이트큐브에 놓인 모습을 보니 ‘신생공간 기존 미술관에 대해 하위 혹은 대안의 공간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의도했던 하지 않았건,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로 자리할 수도 있을 같다(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요소 역시 존재한다)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확실한  ‘베타 테스트에서 딱히 치명적인 문제는 드러나지 않았기에, 이번 전시를 계기로 기존 미술관에서도 ‘신생공간 작가들을 데려다 다른 ‘베타 테스트 진행할 가능성이 무척 높아졌다는 점이다. 끝으로 전시장에 함께 다닐 사람들이 많지 않아 김영수의 <우주시민 A씨의 데카드> 전시장에서 해보지 못한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같다.        



<북한 프로젝트>, 서울시립미술관, 15.7.21 - 9.29 

 작품 자체의 맥락은 뒤로하고 각각의 표면만 살펴보더라도 '북한'이라는 소재의 희소성 덕분에 충분히 흥미로운 전시, 특히 북한을 기록한 사진들은 얼핏 비슷해보이지만 작가에 따라 시각과 해석이 미묘하게 다르게 읽혀 재미있다. 이미 작품 수는 풍성하지만, 문득 상대적으로 북한 당국의 통제를 받고있는 인스타그램의 북한 기록사진들도 함께 전시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권하윤 작가의 360 가상현실 작품인 '489' 신기하기도 하지만 작품 자체의 맥락도 유의미해 (!!) 체험해봐야 한다. 이는 관객을 그간 어떤 형식의 작품보다 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측면에서 어쩌면 새로운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자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끝으로 시립미술관은 제발 기자간담회를 전시장 로비에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이크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 집중력이 너무 떨어져 참석할 작가들한테 미안할 지경..



<2015 동강국제사진제>, 영월 일대, 15.7.24 - 10.4 

그간 동강사진제를 도록이나 온라인 자료를 통해서만 접해보다가 처음으로 직접 가봤다. 올해가 유독 그런건지 원래 이지경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처참한 수준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너무 순진한 주전시 주제도 문제지만, 기본적인 전시장 디스플레이나 벽면 레터링, 캡션과 같은 요소는 전시별로 일관성도 없고, 성의없다 느껴질 정도로 엉성했다. 자세한 리뷰는 포토닷 9월호에 실을 예정 




엘름그린&드라그셋, < 개의 플라토 공항>, 플라토미술관, 15.7.23 - 10.18 

전시장을 장악하여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탈바꿈시키는 (내가 직접 )전시들 가장 치밀하고 완성도 높은 전시였다. 더욱이 ‘공항이라는 장소가 갖는 괜시리 설레이게 하는 느낌을 무척 효과적으로 재현했다. 그간 익히 파악하고 있었던 플라토미술관의 공간 구성을 순간 잊고 ‘무력한 구조물 문을 열려고 뻔했다전시 티켓을 리플렛과 함께 나눠준 보딩패스로 대신하고 로비에 배치된 공항용 카트를 사용할 있게 해줬다면 좀더 설렐 있었을 같다. 공교롭게도 같은 국현 서울관에서 <시징의 세계> 봤는데, 전시를 비교하는 체계적인 리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징의 세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5.5.27 - 8.2 

< 개의 플라토 공항> 비슷하게, 전시장을 ‘시징이라는 가상의 도시로 상정하여 꾸며놓았다. 다만 전자의 경우 꾸며놓은 일상의 공간(공항) 자체가 작품으로 작동하는 경우였고, <시징의 세계> 좀더 느슨한 형태에서 작품을 감싸는 틀이나 작업 전반의 토대가 되는 전제로써만 ‘시징이라는 도시가 작동한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공간의 분위기에 있어선 몰입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각각의 작품들은 좀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런 측면에선 엘름그린&드라그셋보다 시징맨(김홍석, 샤오시옹, 츠요시 오자와) 다음 작업에 좀더 기대를 품게 된다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15.7.28 - 10.11 

무려 142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광복 70주년 기념 전시. 전시 제목에서 ‘소란스러운 ‘넘치는 확실히 공감할만하다. 정말이지 작품 배치는 소란스럽고 작품 수는 넘친다. 서울관의 필요 이상으로 넓고 높은 공간에 이런저런 작품들을 마구 우겨넣은 모양새라 딱히 어떤 기획의도도 엿보이지 않고 그저 어떤 관객의 취향이든하나만 걸려라 식으로 작품들을 널어놓은 느낌. 게다가 전시장의 작품 캡션을 전부 숫자로만 표기해놓고 접은 A3용지에 캡션을 나열했는데, 이마저도 마치 각기 다른 전시를 보는 것처럼 나눠버려서 관람을 무척 번거롭게 한다. 이는 많은 관객을 포용하려는 듯한 그나마 유일하게 드러나는 기획의도를 고려했을 무척 모순적이고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한편으로는 그저 너무 많은 작품수에 캡션을 달기가 귀찮아서 그런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

작가 수가 많으면 이들을 시점에 불러내었는지 흐름이 느슨하게라도 보여야 하는데 도무지 없다. 더욱이 국립현대미술관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했을 , ‘광복 70주년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소진해 버린 것은 성의없게 느껴진다. 지금까지 선보여온 각종 '광복 70주년 기념 전시 자신있게 최악이라 말할 있을 .   


최초 업로드 : 2015/08/08 21:40


2016. 9. 26. 16:36  ·  review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