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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갤러리 전시전경


기대 만큼 고민도 커지는 딜레마 : 김영경, 이택우, 홍지윤 <2015 미래작가상 수상자전>

캐논갤러리, 16.3.9 - 4.3

포토닷 2016년 4월호

글 이기원


공모전이나 작가 지원 프로그램은 태생적으로 기획력이 작용하기보다는 수상자의 작품을 발표하는데 그치는 형식적인 측면이 강조된다. 특히 그것이 여러 작가의 작업이 함께 전시되는 단체전인 경우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미래작가상 역시 그 수상자전은 어떤 완결된 전시를 보여주기보다는 개별 수상작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물리적 장소’를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고 만다. 특히 캐논 갤러리의 특성상 기존의 공간 배치에서 작가가 조율하거나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기에, 미래작가상 수상자전은 매년 전시장을 세 부분으로 분할해 흰 벽에 사진을 순서대로 거는 ‘백화점식 나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상자전을 보러 전시장을 찾는 건, 그동안 알지 못했던(혹은 알 수 없었던) 작가와 작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일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번 ‘2015 미래작가상’ 수상자 김영경, 이택우, 홍지윤은 전시장을 찾은 수고가 아깝지 않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최근 몇 년간의 미래작가상 수상자전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전시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김영경의 ‘A Side of The Site’ 시리즈는 소설 『해리포터』시리즈에 등장한 ‘포트키(Portkey)’ 개념을 통해 공사장 작업자들의 복장을 관찰한다. 여러가지 실용적 이유로 선택된 파자마, 군복, 등산복 등을 입고 일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작가는 ‘공사장’이라는 장소의 의미를 걷어내고 작업복의 색깔과 패턴 같은 시각적 요소를 기준으로 공사장 풍경을 재구성한다. 또한 복장의 영역 이외에도, 신발을 비닐로 동여매거나 기이한 자세로 페인트칠을 하는 작업자들의 모습 역시 시선을 머물게 한다. 이는 관객을 비롯한 제3자의 시선에서는 다소 비현실적으로 보이지만 공사장 작업자들에겐 일상적이고 필연적인 ‘일 하는 자세’라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장면들은 그 재미를 더한다. 특히 김영경이 장면을 포착하는 감각은 언뜻 노순택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이처럼 ‘A Side of The Site’ 시리즈는 그 발상과 결과물에 있어 국내 사진 작업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유머러스함이 느껴져 김영경의 다른 작업들을 궁금하게 한다. 이런 맥락에서 작가가 제시한 ‘포트키’ 개념을 이번 작업으로만 한정 짓지 않고, 앞으로 선보일 작업에서도 이어간다면 분명 자신만의 유의미한 궤적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택우의 ‘신도시’ 시리즈는 작가의 눈에 들어온 기이한 풍경을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비교하더라도 크게 손색없는 유려한 이미지로 보여준다. 사실 이보다 ‘신도시’ 시리즈의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그 동안 많은 작가들이 다뤄 피로감이 쌓인 재개발이나 신도시 같은 소재에 자신의 감각을 명확하게 투사하고, 스스로 재해석을 시도한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신도시를 주제로 삼았지만 이를 상징하는 거대하고 빌딩이나 매끈한 구조물과 같은 피사체를 내세우지 않고, 자신이 포착한 ‘사물의 이상한 질서’에 집중하는 방식은 앞으로 그가 어떤 소재를 다루더라도 이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다.

색채심리학을 접목해 딥틱 형식으로 색상과 사진을 배치한 홍지윤의 ‘접점 A’는 자신의 심상에 기반하여 사진의 ‘톤’이 아닌 개별적 색상을 사진으로 번역하는 시도를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접근방식의 독특함이 돋보인다. 특히 (사진학과 졸업전시에서 매년 등장하는) 작가 자신의 상처나 심상에 기반한 여러 작업들과 비교했을 때, ‘접점 A’는 작가의 심상을 시각화하는 방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내보였다. 자신 주변의 인물이나 자신의 포트레이트가 아닌 개별적으로 의미와 감정을 이입한 ‘색상’은 관객에게 작가의 심상을 더듬어 볼 수 있게 하는 실마리로 작용하면서 소통의 창구로 작용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이런 형식의 작업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지속적으로 소진해야하는 만큼, 그 한계 역시 명확하다. 


미래작가상은 기성 작가가 아닌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측면에서, 완결성 있는 매끈한 작품보다는 (다소 부족하더라도)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머금고 있는 작품을 기대하고 전시장을 찾게 된다. 이런 맥락에서 미래작가상 수상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안종현(2011년 수상), 최현진, 박초록, 김찬규(이상 2012년 수상), 윤병주, 김희천(이상 2013년 수상) 등과 같은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기준을 달리해 바라보면, 작가로서 활동을 이어가는 이들이 2008년부터 지금까지 미래작가상을 수상한 작가 26명의 절반(물론 2014년 수상자에겐 아직 좀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하지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무척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오늘’보다 ‘내일’에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 하는 미래작가상의 특성상, 일회성의 튜터링과 전시/출판에만 그치지 않고 수상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지원과 관심이 뒷받침된다면 좀더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김영경 Plastic Bags, BOSCH, pigment inkjet print, 가변크기, 2016


김영경 the red face, pigment inkjet print, 가변크기, 2012


김영경, INTERNATIONAL COV, pigment inkjet print, 가변크기, 2015


이택우 untitled, digital print, 59.4 x 84.1cm, 2015


이택우, untitled, digital print, 84x60cm, 2015


이택우, untitled, digital print, 51.5 x 72.8cm, 2015

홍지윤, 접점A, pigment print, 40X100cm, 2015

홍지윤, 접점A,pigment print, 40X100cm, 2015홍지윤, 접점A, ,pigment print, 40X100cm,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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